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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매년 여름이면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난 고로 한동안 한국의 여름을 잊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여름에는 쭉 한국에 있었기때문에 모처럼 한국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게 되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자니 왠지 감회도 새롭고 기분이 색달라 오랜만의 여름휴가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김이 팍 샜다. 일단 나와 여자친구, 그리고 친구 커플 이렇게 4명이서 떠나기로 했는데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다 보니 강원도에 가면 아버지 고향 마을에 가면 공짜로 잘 수 있는 곳이 널렸다. 하지만 문제는 그곳들은 펜션이 아니라 그저 허름한 시골집일뿐. 내 친구와 나는 잠이야 시골집에서 대충 자고 물 좋고 계곡 좋은 강원도로 가자고 했으나, 어디 그렇게 되겠는가 여자애들은 곧 죽어도 이쁜 펜션에서 자야겠다는 것이다. 딱히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결국 펜션을 구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했다. 펜션에서 자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펜션예약을 하면서 많은 것에 놀라게 되었다. 그 중 첫번째는 가격이었다. 세상에 4인실 기준 최소 12만원 비싸게는 20-30만원도 수두룩 한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슨 호텔 방도 아니고 그저 이쁘게 꾸며진 집 아닌가. 더군다나 다시 또 놀라게 된건 그럼에도 그런 수 많은 펜션이 모두 -_-; 꽉 찬것이었다. 딱 휴가피크 때여서 그런지 강원도 쪽은 도저히 예약이 꽉차서 구할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 나오지 않은 펜션도 많기 때문에 일단 출발해서 직접 도착해서 구해도 되겠단 생각을 해보지만 여자애들 2명을 데리고 가는 마당에 이리저리 헤매고 돌아다니다보면( 직접 운전해서 가는건 남자들이지만. ) 분명 칭얼칭얼 될 것이 생각만 해도 피곤해졌기때문에 예약을 하고 가야만 했다. 친구 녀석도 자기 여자친구는 분명히 찡찡될거라고 그런꼴 보기 짜증난다며 차라리 그럼 펜션예약이 수월한 서해쪽으로 가자고 말을 해서 급 수정했다. 그리하여 그때부터 서해쪽 강화도,석모도,안면도등 어디라도 좋았다, 그저 펜션 예약이 되는 곳으로 가기로 친구와 결정하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도 그렇게 수 많은 펜션들이 다 예약이 풀인지. 그리고 전화를 거의 100통도 넘게 때렸을 때 겨우 강화도에 한 펜션을 예약할수 있었는데 그것도 그나마 예약되었다고 취소된거라고 구할수 있었는데 가격이 20만원이나 했다. 홈페이지까지 확인해보니 원래는 30만원짜리 방이라고 표시되어있는데 예약 취소된거라 싸게 해주는거라며 얘기하는 주인아주머니의 상술까지..도대체 뭐가 대단하길래 하룻밤 묵는데 30만원이나 될까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강화도에 펜션을 겨우 구하면서 드디어 여름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사실 서해보다는 동해를 좋아하고, 바다보다는 계곡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땡기지는 않았지만 여자친구,친구커플과 함께 떠나는 오랜만에 한국에서의 여름휴가라 살짝 기대는 됬다. 그동안 해외배낭여행을 하면서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자리 잡았다. 그 생각은 바로 한국에서 비싼돈 주고 여행갈 바에는 돈을 모아 차라리 해외로 가자. 워낙 비싼 한국물가에 어쩡쩡하게 구경하고 어정쩡하게 돈을 쓸바에는 차라리 알차게 해외에서 쓰자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편에서 내가 잘못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는데 이번에 펜션을 구하면서 ' 역시 한국은 아니다.. ' 란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여행을 가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평안치 않았다. 그렇게 휴가 당일 날 한명한명 모두 픽업해서 강화도로 아침에 출발했다. 다행이도 차가 안막혀 금방 도착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펜션은 막상 가서 보니 당연히 사진과는 달랐지만 나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여자애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쁘게 잘 꾸며진 펜션. 여전히 탐탁치 않은 나였지만 그냥 즐기기로 했다. 대충 짐을 풀어놓고 저녁에 조개구이와 삼겹살을 해먹기 위해서 외포리로 나갔다. 오이도에서 무한리필 조개구이를 맛본적이 있는 터라, 직접 조개구이를 싼 가격에 많이 사다가 먹을 기대감으로 넘쳤다. 그렇게 막상 외포리에 가서 조개구이를 사려고 했지만, 가격에 놀랐다. 우리동네에도 조개구이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4만원이면 꽤 많은 양이 나오는데 이건 뭐..-_-;; 3만원치를 구입하는데 동네 조개구이집 정도.. 그나마도 동네 조개구이집은 조개탕에 이것저것 쯔끼다시에 아주머니가 직접 조개를 구워주고 잘라주고 하는 서빙까지 해서 4만원임에도 여긴 조개 달랑 팔면서 비슷한 양이 3만원-_-;;; 어이가 없었다. 특유의 넉살로 아주머니에게 하나만 더 달라며 조개 하나를 집어들고 봉지에 하나 더 넣으려고 하자 얄짤이 없다. 이미 많이 줬다며 봉지에 넣은 조개를 기어코 빼내는 아줌마를 보며 더이상의 말도 하기가 싫어졌다. 대충 외포의 하나로마트와 정육점등에서도 장을 보고 펜션으로 돌아왔다. 비가 중간중간 계속 내리는 관계로 딱히 어디를 가볼수도 없어서 펜션에서 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래서는 완전히 그저 이쁘게 꾸며진 펜션여행 아닌가 말이다. 잠은 적당한 곳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자고 그 돈으로 좀 더 알차게 보낼수도 있는데 서울에서 술 먹는걸 그저 이쁜 펜션에 와서 술 먹는걸로 바꾼것밖에 더 되는가 하는 허무함에 사로 잡혔다. 그래도 저녁에 맛있게 조개구이며,삼겹살이며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강화도를 빠져나오는 길에 친구 여자친구가 바닷가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서 동막해수욕장에 차를 대고 친구와 나는 근처 편의점 파라솔 밑에 앉아서 쉬면서 얘기를 하고 여자애 2명만 바다로 들어가라고 했는데 썰물이라서 갯벌이 드러나서 여자애들만 갯벌로 들어갔는데 그걸 보면서 또 답답함이 밀려들어왔다. 뭐 볼게 있다고, 지저분하게 쓰레기로 널려진 갯벌에 사람들이 붐비고 도로는 자동차로 꽉 들어차있고 이럴줄 알면서도 굳이 이쁜 펜션때문에 서해에 오게 된게 계속 뭔가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서울로 온 우리는 영등포에서 갈비를 먹고 뭔가 그냥 헤어지기 아쉬어 잠실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LG팬인 친구와 나는 즐겁게 야구를 즐겼다. LG가 이기고 나자 기분도 좋고 이번 여름휴가가 나름 알차게 보내진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 못내 다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여름휴가라고 서해 썩은물에 바글거리는 사람들만 본 것이 다들 아쉬었는가 보다. 친구녀석이 "강원도 갈래? " 라는 한마디에 나머지 3명 모두 OK. 그래서 우리는 즉흥적으로 곧장 강원도를 향해 달렸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만에 평창에 도착한 우리는 일단 우리아버지 고향마을로 들어갔다. 미리 전화해서 민박집하나를 잡았다. 그저 허름한 방이었지만 하루 대충 머물기에는 충분했다. 관광지도 아닌곳이라 거의 공짜로 자다시피 했지만 여자애들은 이쁜 펜션에서 자다가 이런 시골집이 못내 못마땅한듯했다. 아침에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아침상을 맛있게 먹고도 다들 펜션으로 옮기자는 말을 한다. 그래서 내가 잘 알고 있는 법흥사 계곡으로 향했다. 법흥사 계곡은 내가 아주 꼬맹이시절부터 따라다니며 들른 곳인데 그때는 정말 푸근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민박집을 조용히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엄청난 수의 펜션과 내가 다니던 민박집도 그 할머니,할아버지의 아들이 운영하면서 펜션으로 바뀌었다. 그곳에 도착해 작은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을 대면서 얼마전에도 오지 않았냐고 하자 기억해내는 할머니는 방하나만 달라고 하자 가격을 후려친다-_-;;;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사람도 없고 해서 방값을 깎았다. 다행이도 비가 왔음에도 계곡물이 깨끗하고 물살도 쎄지 않았고 사람도 없이 한적해서 좋았다. 모두 대만족. 방도 맘에 들어했고, 무엇보다도 더럽고 사람북적한 서해에 있다가 곧장 온터라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 그리고 우리밖에 없어 마치 우리만의 계곡이나 된듯한 그곳에서 모두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1박 2일 여름휴가가 3박 4일이 되면서 굉장히 알차게 보냈는데 한편으로 씁쓸함이 마음속에 계속 남았다. 언제나 외치듯 한국에서 별것도 아닌걸 즐기며 비싼돈 쓸바엔 외국으로 나가자라는 생각은 조금 틀리길 바랬지만 다시 한번 나에게 확고히 '역시 한국은 아니야'라는 생각을 심어주었고, 기형적으로 비싼 펜션가격(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기때문에 어쩌면 합리적 가격), 떡하니 정가가 붙어있음에도 3-4배를 받는 기형적인 바가지 물가, 그리고 푸근했던 어릴적 추억이 있는 장소조차 장사속이 묻어나며 불편함을 안겨주었고, 뭔가 이건 아니다 싶었다. 어쩌면 모두 그냥 원래 이래라며 그래도 즐겁잖아, 그냥 즐기면 되잖아 라고 말하지만 나는 정말 이건 아닌 듯 싶었다. 어딜가나 바글한 사람들과 바가지 물가, 한국에서 여름휴가를 즐긴다는 것은 일년에 한번인 큰 이벤트를 반드시 꼭 치뤄내야만 하는 그런 하나의 의식이 된 듯 싶다. 그래서 모두 그런걸 감수해내는지도 모르겠다. 사족을 달자면 돈이 충분하다면 결론은 무조건 해외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야겠지만 확실히 진짜 서해는 아닌것 같다-_-;;;;; 강원도쪽 계곡이 최고다. # by | 2007/08/16 12:03 | 트랙백 | 덧글(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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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휴가나가는 것은 쉬러가기 보다는 한바탕 전쟁터를 치루는 느낌도 듭니다.
oldman / 전쟁이란 말이 딱이죠..
kacoon / 감사합니다. 자주들려주세요.
그냥 집에만 있었습니다..+_+...
차 막히지 않을 만한 곳을 찾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Andrea / 그나마 이번에는 비와서 그나마 차가 덜 막히더군요. ㅋ
7월말 8월초 휴가는 너무너무 싫어요. 흑.흑.흑.
바다에 사람 많을 것 같아서 전주 한옥마을로갔었는데 4명의 10만원이었습니다.
사람도 없고 좋았습니다. -_ㅜ 바다는 목욕탕같아요.
왠지 비행기 값 때문인지 첫 여행을 길게 가서인지..
일주일 정도의 스케쥴로 나가는 것은 마음에 안 내키더라고요...
보름 정도만 여행 계획 잡으면, 이미 돈은 한국이나 외국이나 비슷해질 것이 빤히 보이기에...
세계는 넓고 갈곳은 많잖아요.~~!!!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거.ㅠ.ㅠ